'2008/03'에 해당되는 글 8건

  1. 2008/03/31 경찰-언론 어느 한 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 by mau (6)
  2. 2008/03/28 [와인] Bouchard Pere & Fils Meursault 1998 by mau
  3. 2008/03/25 [영화] 밤과낮 : 꿈을 통해 현실을 말하다 by mau
  4. 2008/03/24 fish by mau
  5. 2008/03/21 너의 발냄새까지 사랑해 by mau (2)
  6. 2008/03/19 중국, 티베트 사태에 '표리부동' by mau
  7. 2008/03/18 Smile by mau
  8. 2008/03/05 아직도 CD 구입하세요? by mau
 고양의 한 아파트에서 누가 봐도 납치 미수로 보이는 어린이 폭행 사건이 일어났다. 아이가 엘리베이터에서 50대 남자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당한 후 끌려나가는 모습이 CCTV에 그대로 촬영됐다. 아이의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가 준 한 주민 덕분에 아이는 겨우 납치를 면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지구대원(경찰)은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이를 단순 폭행사건으로 처리한다.

 SBS 보도에 따르면(3월 30일자 8시 뉴스), 사건 현장에 출동한 지구대원은 아이를 구한 목격자는 만나지도 않았다. 목격자가 없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경찰은 "그런 거 없다"고 답한다. 사건 다음날 현장을 찾은 형사 역시 승강기에 지문이 없어 단서가 없다는 말만 남기고 CCTV는 확보하지도 않고 돌아갔다.
 
 그런데, 31일자 노컷뉴스 보도를 보면 SBS 내용과는 아구가 맞지않는 부분이 있다. 문제의 보도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기태 일산경찰서장은 31일 자정 수사본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당시 출동한 지구대 직원이 목격자들의 진술과 CCTV에 찍힌 범인의 행색으로 미뤄 납치 미수사건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이 점에 있어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서장의 발언대로라면 당시 지구대원은 목격자를 만나 진술을 확보한 셈이다. 그러나 위 SBS의 보도에 따르면 지구대원은 목격자를 만나지도 않았다.

 언론이 국민을 우롱하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경찰서장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인가.
 
 지구대원은 물론 경찰서 형사까지 현장을 (제대로?) 두번이나 확인하고도 경찰은 이 사건을 단순 폭행사건으로 취급했다. 변변한 수사도 하지 않고 있다가 언론에 사건이 첫 보도된지 불과 하루 만에 경기지방경찰청 차원에서 수사본부를 꾸린 경찰의 행태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경찰이 아이의 부모에게 "언론에는 알리지 말라"는 당부를 했다는 보도도 있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았으면 '단순폭행'으로 조용히 넘어갔을 지도 모를 참 안타까운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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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RAISON 2008/03/31 10:40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CCTV의 내용만 보아도 단순폭행은 절대 아닌 사건입니다. 정말 황당할 따름이로군요.

  2. BlogIcon 코지 2008/03/31 11:34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각종 사건사고 날때 인명피해 집계 숫자가 언론사마다 차이가 납니다. 왜일까요..
    SBS는 사건뉴스를 정확하게 보도한 것이고...노컷뉴스는..노컷뉴스 기자의 취재과정을 인용한 것이 아닌, 일산경찰서장의 브리핑 자리에서 발표한 내용을 코멘트 단 것입니다. 언론은 사건사고를 쓸때 사건사고에 대해 애매하게 쓰진 않습니다.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것이죠. 글자하나, 멘트하나가 사람을 천국과 지옥으로 오가게 하는 법입니다..ㅎㅎ

  3. 쐬주나 2008/03/31 17:07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경찰...제 자식들이 그런 폭행 내지는 유괴 되어도 이렇듯 느긋해 할까?
    인원부족? 정보체계의 난맥? 과중한 업무중압?...
    과연 그런가? 그래, 그렇다치자.
    하지만 그렇다치더래도 헛다리는 짚지말아야 할 게 아니던가?
    우리 꼬맹이들을 어떻게 맘 놓고 길거리 내보낼 수가 있으랴? 이따위 치안공백 상태하에선 말이다.


    ..

    • BlogIcon mau 2008/03/31 17:48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 말입니다. 이제는 놀이터뿐만아니라 아파트 복도도 위험지대가 되고 말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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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uchard Pere & Fils Meursault 1998

★★★(별5개 만점)

 홍상수의 영화 '밤과낮'은 유난히 굴을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그것도 아주 맛있게, 게눈 감추듯 굴을 먹어치우는데, 영화를 보면서 나도 어찌나 굴이 먹고 싶던지.

 마트에 마실갔다가 굴이 보여 고민할 필요도 없이 카트에 집어 넣었다. 한 봉지 사면 한 봉지가 공짜라 가격도 아주 저렴했다. 집에 돌아오기가 무섭게 굴을 그릇에 담고, 보관 중이던 Bouchard Pere & Fils Meursault를 꺼냈다.

 잔에 따라 비춰보니, 아름다운 황금빛이 나고, 사과 향기가 코 끝을 자극한다. 입안에서 굴려보니 시큼 씁쓸하고 알싸한 느낌도 조금 난다. 레드와인 만은 못하지만, 상당한 무게감이 있는 화이트 와인이다.

 굴과 잘 어울렸고, 질리지 않고 마실 수 있었다. 다만 맛의 여운이 느껴지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좋게 말하면 깔끔한, 나쁘게 말하면 단순한 와인이다. 채워지지 않는 도화지 같은 느낌이다.

 ※Bouchard Pere & Fils는 본(Beaune) 지역의 샤또로 화이트 와인보다는 레드와인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98년 이곳의 작황은 평년수준으로, 98년의 화이트 와인은 조금 오래 된 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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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이 글은 영화에 대한 분석이자 '스포일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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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요?" 파리에 도착한 성남에게 낯선 남자가 영어로 질문을 던진다. 이 갑작스러운 질문에 성남은 대답하지 못한다. 그가 영어가 서툴러서일 수도 있고, 당황스러웠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관객은 이미 답을 알고 있다. 영화는 친절하게도 시작과 함께 성남이 처한 상황을 자막을 통해 이미 관객들에게 알려줬다. 성남은 대마초를 피운 것이 발각된 후 경찰에 잡혀가는 것이 두려워 파리로 도피한 것이다. 성남이 아무런 대답도 못하고 멀뚱멀뚱 서 있는 사이, 낯선 남자는 한마디를 더 남기고 담배 연기를 내 뿜으며 사라진다. "조심해"

 이 별것 아닌 것 같은 영화의 첫 장면에 감독 홍상수는 엄청난 암시를 숨기고 있는지도 모른다. '밤과낮'이라는 영화의 모든 것을.

 파리의 밤은 한국의 낮, 파리의 낮은 한국의 밤이며 동시에 유리된 공간이다. 파리는 한국과는 반대인 곳으로 한국이 성남의 실제세계라면 파리는 그에게 환상과 같은 곳이다. 그래서인지 "다시는 연애를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성남의 독백과는 달리, 마치 꿈처럼, 젊은 미술학도 유정과의 새로운 연애가 시작된다.

 유정과의 연애가 시작되기에 앞서 성남은 10년전 애인을 만난다. 성남의 옛 애인은 "당신 때문에 낙태를 6번이나 했다"고 말한다. "정말? 말을 하지." 성남이 대답한다. 여자는 이 지독한 악연의 남자와 함께 자기를 원한다. 하지만 성남은 유부녀에 늙어버린 그녀에게서 성적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 '죄를 지은 눈은 뽑아 버리는 것이 낫다'는 성경 구절까지 들먹여가며, 옛 애인과의 잠자리를 피한 성남은 얼마 후 신문에서 그녀의 자살 소식을 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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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서 잠자는 유정의 발을 빨다 걸린 성남. 그런 성남에게 유정은 "남자가 치사하게. 차라리 하지"라고 말한다. '그녀도 원할 것'이라는 남자의 맹랑한 상상이다.


옛 애인의 자살에 충격을 받은 성남은 열병이 나고, 꿈을 꾼다. 꿈속에서 성남은 얼마 전 만나 한눈에 반한 여자, 유정의 집을 찾는다. 잠자고 있는 유정의 발가락을 입술로 빠는 성남은 옛 애인의 죽음으로 맞이한 열병과 그로 인한 꿈속에서 아이러니 하게도 젊은 육체를 탐하고 있다. 지나간 여자의 죽음은 몸살로 지나가고, 그의 마음속을 점령하고 있는 건 젊은 육체에 대한 탐욕뿐이다. 오르셰 미술관에서 여자의 하체를 그린 '인류의 기원'을 지켜보며 미소를 짓고, 흔히 최음제로 여겨지는 굴에 집착하는 모습에는 그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성남은 우연히 유정의 미술학교 후배 지혜를 만나게 된다. 지혜는 성남에게 "유정은 미술가로서 자질이 부족하며 자신의 그림 아이디어를 베꼈다가 학교에서 퇴학을 당했다"고 알려준다. 그 후 성남은 길을 가다가 우연히 새끼 새의 목숨을 구한다. 둥지에서 떨어진 새끼 새가 성남의 어깨 위로 떨어지면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던 것. 성남은 유부남임에도 불구하고 유정의 육체를 탐하는 것에 대해, 새끼새를 구원했던 감정을 이입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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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과의 연애를 꿈꾸는 성남은 성당에서 용서를 빈다. 옛 애인과의 잠자리를 피하기 위해서 성경구절을 들먹였던 그가, 이제는 자신의 욕망에 대해 신에게 죄사함을 빌고 있다. 그러나 용서를 구했다고해서, 그의 욕망이 사그라드는 것은 아니다.


 결국 유정과 마음을 사로잡아 몸을 섞는 성남은 유정에게 "넌 예뻐", "사랑 한다"고 말한다. 유정 역시 경계의 마음을 풀고 성남을 마음껏 사랑하기로 한다. 하지만 유정의 사랑은 오래 가지 못한다. 성남은 아내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에 돌아가기로 한다. 성남은 출국을 앞두고 유정 역시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지만, 파리에서 생긴 아이는 돌볼 생각이 없는 듯하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사라지고 "다 기억할게" 라는 의미 없는 말 만을 남긴다. 그에게 유정은 이제 자살한 옛 애인과 다를 것이 없다.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만난 아내 성인이 자신을 부르기 위해 임신했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알게 됐지만 성남은 화내지 않는다. 파리에서의 일탈보다 그에게는 한국에서의 진짜 삶이 중요하다.

 아내와 함께 잠자리에 든 성남은 꿈을 꾼다. 그리고 꿈에서 파리에서 우연히 만났던 유정의 학교 후배 지혜를 다시 만난다. 꿈속에서 지혜는 성남의 아내다. 뜻밖이다. 꿈속에서 등장해야할 여인은 유정이 아니었나? 자신이 파리에서 그토록 사랑한다고 말했던 여인은 어디를 가고, 아주 잠깐 만났던 지혜가 나타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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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 자고 싶어" 유정은 이 어이없는 남자를 사랑하게 되지만, 결국 성남은 임신한 그녀를 버리고 떠난다. "다 기억하겠다"는 말을 남긴채. 도대체 기억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꿈속에서 성남은 지독한 마초다. 아내에게 전 아내를 만나러 가자고 하면서 별로 미안한 기색이 없다. "네가 원하면 만나러 가자"는 단서를 달지만 이미 결론은 가는 쪽으로 정해져 있다. 오토바이와 부딛혀 선물로 준비한 도자기를 깨뜨린 지혜에게 성남은 욕설을 퍼 붓는다. "이런 씨발, 꺼져버려..." 얼마나 강렬하게 꿈을 꿨을까. 함께 잠을 자던 아내 성인이 성남을 흔들어 깨우며 묻는다. "그 여자 누구야?" 성남은 꿈을 꿨다고 말하지만 성난 아내는 소리친다. "그건 꿈이 아니야!"

 그래 그건 꿈이 아니다. 영화는 우리가 아는 현실은 현실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한다. 마치 장자의 '나비의 꿈'처럼.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가 된 장주는 자기가 장주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하지만 잠에서 깨어나 보니 자신은 장주가 아닌가. 장주가 꿈에서 나비가 되었을까 아니면 나비가 꿈에 장주가 된 것일까.'

 영화 속 지혜의 이름만이 실제 배우의 이름과 일치한다는 것은 우연일까. 나머지는 모두 허구, 실제하는 것은 지혜 뿐이다. 구름을 그리는 화가 성남은 파리에서 낮게 깔린 아름다운 구름을 보고도 그림을 그린 적이 없다. 구름은 환상을 뜻하고, 실제 세계가 아닌 파리에서 구름은 아무런 의미도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영화의 첫 머리로 돌아가 보자. 낯선 남자가 성남에게 물었다. "당신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요?" 그는 파리에서 한바탕 꿈을 꾸었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여전히 꿈꾸고 있다. 그리고 꿈속에서 현실을 만난다. 남루한 현실을.

 관객들은 그의 꿈을 보면서 분노하고 사랑이라는 단어의 공허함에 씁쓸함을 느낀다.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꿈. 그것이 우리의 삶을 투영하는 순간, 그것은 꿈이 아니라 현실이 된다. 영화를 현실처럼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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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sh

포토그래피 2008/03/2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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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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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없는 사랑이야 말로 진정한 사랑.
 contax t3, 160v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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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21 23:21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비밀댓글 입니다

 티베트 소요사태가 발생한지 5일째. 티베트 망명정부는 이번 사태로 80여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사망자 수는 16명에 불과하다.

 부상자는 얼마인지, 피해상황은 얼마나 되는지, 시민들의 심리상태는 어떤지, 중국의 진압작전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외신기자들에게도 총부리를 들이댈 정도로 살벌한 분위기 때문인지, 정확한 현지 소식을 접하기가 어렵다. 그나마도 중국정부가 외신기자들을 지역 밖으로 추방하고 있어, 앞으로 티베트의 소식을 알기는 더욱 어려울 것 같다.

 그런데 외신기자들의 추방 소식에 맞춰, 중국에서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보도가 흘러나오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와 시짱일보가 "티베트의 주도 라싸가 질서를 회복하고 있다"고 한 것.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중국 정부는 굳이 외신기자들을 추방해 국제사회의 의심을 살 필요가 없다. 오히려 안정된 도시의 상황을 국제사회에 홍보라도 해야할 터다.

 시위대 투항 최후통첩 시한을 앞두고 중국 정부는 인민해방군 1만명을 라싸에 투입했다. 티베트 인근에는 검문소가 설치됐고, 일반인은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은 도대체 이곳에서 무슨 일을 벌이려고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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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le

포토그래피 2008/03/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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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고 힘들어도, 그래 오늘은 웃어주는거야.

rollie35s, reala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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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CD 구입하세요?" 내가 가끔 듣는 말이다. 나는 적게는 한 달에 1개, 많게는 3~4개의 앨범, 혹은 컬렉션을 구입한다.

 MP3가 대세라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CD에는 MP3로는 채울 수 없는 만족감이 있다. 앨범을 소유한다는 기쁨도 있고,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MP3로 전환해 들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질 좋은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사람들의 귀가 고급스러워 진 까닭인지 수십만원 대의 이어폰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고급 이어폰으로 사람들은 휴대용 MP3의 음악을 듣는다. 대부분은 그게 다다. 욕하자는 게 아니다. 나 역시 좋은 소리를 듣기 위해 수십만원은 아니더라도 5만원 이상은 줘야하는 이어폰과 헤드폰을 구입했고,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솔직히 비용대비 만족도는 떨어진다. 이어폰이 아무리 좋아도 음원과 재생기기가 받쳐주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휴대용 기기는 대체로 야외에서 이용하게 되는데, 주변의 소음도 음악의 몰입도에 영향을 끼친다.

  그래서 나는 제대로 된 음악을 들을 때면 집에 있는 오디오를 이용한다. 스피커, CDP, 인티앰프 다 합해 100만원 안짝이다. 이것도 과분하다고 생각해 다운 그레이드를 고려 중이다. 대신 남는 돈으로 방에 하나, 마루에 하나 도합 2개의 오디오 시스템을 설치할 생각이다. 조금 신경 써서 오디오를 골라야 한다는 전제가 따르겠지만, 수십만원짜리 헤드폰으로 MP3 플레이어를 듣는 것보다는 같은 값으로 오디오를 사 듣는 것이 귀가 더 즐겁다.

 무엇보다도 내 작은 소비가, 나의 즐거운 음악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해 주는 바탕이 된다. 음반을 구입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음반사들이 하나둘 문을 닫는다면 생산되는 음악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 몫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온다. 싼 물건을 놔두고 비싼 물건을 구입하는 건 현명한 소비가 아니지만, 좀 더 돈을 주더라도 가치 있는 것을 구입하는 것은 현명하다. 특히나 클래식 쪽은 전에 비하면 더할 나위 없이 싼 가격에 음반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니, 구하기도 힘든 불법 복제 MP3를 찾는데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 CD를 구입하는 쪽이 훨씬 이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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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쯤 6만원을 주고 구입한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집. 그땐 다 이렇게 비쌌다. 훨씬 더 비싼 앨범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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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구입한 베에토벤 컬렉터 에디션. 50장에 7만1500원이다. 이쯤되면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다 들을 수 있느냐가 문제. 사실 이런 컬렉션 발매는 음반사의 제살깎아먹기 정책으로, 악화된 시장상황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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