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여기 단골집 삼자.”

연인 사이인 듯한 옆자리 남녀는 배가 고팠는지, 아니면 너무 맛있어 정신을 차릴 겨를도 없었는지 게걸스럽게 국밥을 먹다 한마디 주고받는다. 한 상 건너에는 오랜 지기인 듯한 또 다른 두 사람이 앉아 술잔을 기울이며 옛날 이야기에 빠져 목소리 커지는 줄 모른다.


종로 YMCA 뒷골목 기와를 올린 마당 너른 집, ‘시골집’은 장터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맛을 찾아온 사람, 그저 지나가던 사람, 혹은 친구들과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들끼리 모여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눈다. 여느 식당에서나 볼 수 있는 이 낯익은 풍경이 이곳에서는 좀더 살갑다. 따뜻한 온돌방과 속을 풀어주는 뜨끈한 국밥 한 그릇이 마음마저 넉넉하게 만들어주는 모양이다.

소고기를 얇게 펴 구운 석쇠 불고기, 날달걀 노른자와 선홍빛 생고기가 보기만 해도 식욕을 자극하는 육회, 모듬전, 해물전 등 여러 메뉴가 있지만 이집 음식의 백미는 국밥이다.

선지와 듬성듬성 손으로 찢어 넣은 듯한 소고기, 무와 파에 붉은 고추기름이 질그릇에 넘칠 듯 담겨 나온다. 한 숟가락 떠먹어 보니 과연 ‘시골장터 국밥’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모양은 꾸밈없이 소박하지만 오래도록 끓여낸 듯 맛이 깊다. 식당을 찾은 홍민숙(24·회사원)씨는 이를 “엄마의 맛”이라고 표현했다.

사골 국물에다 양지와 사태를 넣고 하루종일 끓여 우려낸 ‘진국’이 맛의 비밀이다. 마당 한가운데 걸린 커다란 솥 두개에서 뽀얀 김과 함께 구수한 냄새가 풍겨 나오며 식욕을 자극한다.

먹음직스럽다고 함부로 떠먹다가는 입 천장을 데기 십상인데 기름기가 많아 생각보다 훨씬 뜨겁다. 갈 길이 바쁜 게 아니라면 천천히 먹으면서 맛을 음미해 보자.

◆추가 정보 국밥은 5000원, 밥 없이 술국으로 먹으면 4000원이다. 방이 20개가 넘어 화장실 갈 때 방 이름을 외워두지 않으면 여기저기 기웃거리게 되는 사태가 발생한다. 서울 종로 YMCA 우리은행 골목 안쪽 20m.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일요일은 오후 9시까지). (02)734-0525

이 집은 제가 까사비스트로 백승관 편집장님께 추천을 받아 갔던 집입니다. 추천할 만한 맛을 내는 집이더군요.

그런데 이 집에 유감이 있습니다. 한 번은 식사를 하러 갔는데 예약 손님으로 찼다고 자리가 없다고 하더군요. 얼마나 기다리면 되냐고 물었더니, 자리 안나니 그냥 가라, 예약하고 와라 그러더군요. 어이가 없었습니다. 똑같은 말이더라도 오늘은 자리가 없으니 다음에 오시라 좀 더 친절하게 말해줬다면 좋았을 것을...

아무리 맛이 있어도 국밥은 국밥입니다. 그냥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죠. 예약하면서 국밥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니 씁쓸하더군요. 또 좀더 편안한 느낌을 풍기는 집이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더랬습니다. 가 본지 오래돼서 좀 달라졌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후에는 쉽게 찾아지질 않네요. 이름난 음식점의 대충대충 손님 응대는 비단 이곳에만 국한된 얘기는 아닙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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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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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씨급좌파 2006/12/17 12:45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이름 좀 알려지면 서비스가 엉망이 되는 곳이 한 두곳이 아니지.

  2. 영전 2006/12/18 17:31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홍민숙(24,회사원) 의 압박..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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