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White 'Wine'
많은 과일로 술을 담그지만, 이들 중 대부분은 술에 과일을 재워 놓은 것에 불과하다. 사과와 키위 등 일부 과일이 발효가 되기도 하지만 그 맛은 포도에 비길 수 없다. 그래서 사람들은 와인을 특별히 ‘신의 선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와인의 시작은 4000년 전으로, 포도즙을 짜는 맷돌이 고대 메소포타미아 유적에서 발견됐다. 어떻게 와인을 마시게 됐는지 정확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열매가 땅에 떨어져 발효되는 것을 보고 알았다거나, 원숭이가 포도송이를 먹고 취하는 것을 보고 발견했다고도 한다.
◆왜 와인인가?
수천년의 역사를 거치는 동안 끊임없이 사랑받아온 와인. 우리나라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와인을 즐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와인이 맥주, 위스키, 청주, 보드카 등 다른 술과 가장 구별되는 점은 마실 때마다 맛이 다르다는 것이다. 같은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이라도 포도의 품종에 따라 맛이 다르고, 품종이 같아도 양조자가 누구냐에 따라 다른 맛을 낸다. 또 생산 연도와 햇수에 따라서 맛이 다르니 와인에 똑같은 맛은 없는 셈이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을 중심으로 한 구대륙 와인과 미국 칠레 등을 중심으로 한 신대륙 와인의 특징이 다르고, 나라별로도 독특한 맛과 색깔을 가지고 있는 것이 와인이다.
◆나라별 와인의 특징
#프랑스/ 자타가 공인하는 고품질 와인왕국
고급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좋은 포도를 재배할 수 있는 토양, 기후, 강수량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프랑스는 이러한 조건에 잘 맞는 나라다. 특히 지역별로 토양이 다양하고 기후 조건이 달라 다양한 맛의 와인을 생산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미 1935년에 와인 등급을 법으로 정한 프랑스는 전통적인 제조법을 고수,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고품질 와인 생산국이라는 자부심을 지키고 있다.
프랑스 와인은 크게 보르도 지방의 와인과 부르고뉴 지방의 와인으로 나눌 수 있다. 보르도 지역은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트, 카베르네 프랑이라는 세 품종의 포도를 적절히 섞어 다양한 맛의 와인을 만드는 데 비해 부르고뉴 지방은 부르고뉴(영어명 버건디)라는 한 가지 품종의 포도만으로 와인을 만들어낸다.
향기가 섬세하고 부드러운 맛을 내는 보르도 와인을 여왕에, 한 품종으로 고집스럽고 진한 맛을 내는 부르고뉴 지방의 와인을 왕에 비유하기도 한다. 와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면 보르도 와인이 알맞고, 와인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깊고 다양한 맛을 내는 부르고뉴 와인이 좋다.
#이탈리아/ 짜릿하고 강렬한 맛 일품이죠
이탈리아는 우리나라의 안동소주, 서울 문배주, 전주 이강주와 같이 지역별 민속주의 개념으로 와인을 만들었다. 그러다 1970년대 해외시장에 눈을 돌리면서 와인 제조법을 표준화했다. 이탈리아의 와인은 짜릿하고 강렬한 맛이 나 우리나라 음식과 잘 맞는다. 베네토 지역의 화이트 와인 ‘소아베’, 피아몬테 지방의 최상급 와인 ‘바롤로’, 토스카나 지방의 ‘키안티’ 등이 유명하다.
#스페인·독일/ 당도높은 화이트와인 최고죠
스페인 와인은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하지만, 싼 가격에 비해 맛은 프랑스나 이탈리아 와인에 뒤지지 않는다. 와인에 브랜디를 첨가한 ‘셰리’가 유명한데, 전 세계 와인의 1, 2위를 다투는 스페인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맛 좋은 와인이 많다.
독일은 프랑스나 이탈리아에 비해 기후가 서늘해 진한 맛의 레드 와인용 포도를 재배하기 위한 일조량이 충분치 않다. 대신 달콤한 맛의 화이트 와인을 주로 생산한다. 보통 와인용 포도는 10월쯤 수확하는데, 독일에서는 서리가 내릴 때까지 기다렸다 12월이나 다음해 1월에 거둔다. 포도의 당도가 높아져 달콤한 와인을 만들 수 있는데, 이렇게 만든 와인을 ‘아이스바인’이라고 부른다.
#칠레·미국/ 진한 향…유럽산 안 부러워요
19세기 유럽은 필록세라라는 병이 돌아 대부분의 포도나무가 죽게 되자 미국의 포도나무를 접붙여 병충해를 이겨냈다. 19세기 이전의 유럽 포도나무는 대부분 사라져버린 셈. 하지만, 칠레는 전 세계에 퍼졌던 필록세라의 피해가 없었다. 덕분에 유럽 전통 품종의 포도나무에서 생산되는 포도를 이용한 와인을 만드는 것이 가능했다. 최근에는 유럽의 양조자가 대거 이주해 유럽에 뒤지지 않는 수준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카르미네르라는 칠레 고유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다양한 맛의 조화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와인은 전체 생산량의 90%를 생산하는 캘리포니아 와인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유럽의 와인에 밀려 저급으로 취급됐지만, 고급화 마케팅을 펼치면서 마니아가 꾸준히 늘고 있다. 과일 향이 진하다.
삼겹살에 안 어울린다고?
감자탕등 한국음식과도 찰떡궁합
화이트 6∼8도·레드 10∼15도 적당
◆어떻게 마실 것인가
와인을 처음 접하는 사람은 어떤 와인이 좋은지 알기가 쉽지 않다. 와인은 보통 나라마다 고유한 등급제에 의해 품질 등급이 나뉘는데,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대부분 와인은 일단 품질이 좋다고 봐도 무방하다. 최고등급의 경우 수백만원을 호가해 맛보기조차 쉽지 않지만, 최고등급이 꼭 맛있는 와인은 아니다. 와인은 맛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구하기 어려우냐’에 따라 가격이 부풀려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아니라, 자신이 느끼는 맛이 어떠냐가 좋은 와인과 나쁜 와인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다. “와인을 즐기기 위해서는 용감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소믈리에(와인 전문가) 고성민씨는 “와인의 와자를 몰라도 사람들에게 자신있게 느낌을 표현하다 보면 자신만의 맛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씨는 와인을 마시는 데 격식은 중요하지 않으며, 한국 음식과도 잘 어울려 감자탕이나 삼겹살을 먹을 때도 즐길 수 있는 음료라고 말했다.
와인을 맛있게 마시기 위해서는 온도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화이트 와인은 섭씨 6∼8도, 레드 와인은 10∼15도 정도에서 마시는 것이 가장 좋다. 또 잔에 가득 부어 마시기보다는 조금씩 나눠 여러 번 마시는 것이 좋다. 한꺼번에 많이 따르면 온도가 올라 맛이 변한다. 와인은 공기와 혼합되며 맛이 달라지는데, 코르크 마개를 딴 뒤 30분∼1시간 정도 지난 후에 가장 좋은 맛을 낸다는 점도 흥미롭다.
사진 황정아기자
(도움말 밀레니엄 서울힐튼 소믈리에 고성민씨)
■라벨 보는 법
와인 라벨은 산지나 양조자에 따라 다르지만 공통적인 특성도 지니고 있다. 라벨의 생김새와 내용을 알아두면 같은 와인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프랑스 와인을 예로 와인 라벨 읽는 법을 살펴본다.
① 로고:상표별로 독특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② 와인 이름:양조장 이름이나 포도 품종, 산지명 혹은 독자적인 브랜드가 붙기도 한다. ‘샤토 랭슈 바주’는 양조장 이름이 그대로 와인 이름이 된 경우다.
③ 지역명:생산된 지역을 표시한다. 프랑스 보르도 오메독 포이약 지방에서 생산된 포도주다.
④ AOC 등급:법으로 정해진 프랑스 와인 등급 표시로 최상급 와인임을 나타낸다.
⑤ 빈티지(생산연도):2000년 생산연도가 표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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