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형준의 냠냠] 차 전문점 ‘티앙팡’
치즈케이크 한 조각에 향긋한 차 한잔 ‘금상첨화’
‘금상첨화’(사진)라는 차가 있다. 다발로 엉성하게 묶어 놓은 마른 찻잎이 볼품없는데 물을 붓고 20∼30초가 지나면 신기하게도 찻잎에 숨겨져 있던 국화 꽃이 3단으로 피어오른다. 그야말로 비단 위에 꽃을 얹어놓은 듯 아름답다.

금상첨화의 중국식 발음은 ‘진상티안화’인데, 홍차를 소재로 한 일본 만화의 영향 때문인지 ‘티앙팡’이라는 만화 주인공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이 차의 이름을 딴 이화여대 인근의 ‘티앙팡’은 ‘금상첨화’를 비롯해 400여 가지에 달하는 차를 맛볼 수 있는 차 전문점이다.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 들어선 2층 가게는 삐걱거리는 마룻바닥과 흰 커튼 사이로 은은하게 비치는 햇살 때문인지 마치 다락방 같은 느낌이다.

주방 안쪽으론 차 통이 가지런히 놓인 선반이 보이고, 중국식 문양의 장식장에는 여러 가지 모양의 다기가 놓여 있다. 우리나라에 없는 것들은 가게 주인이 외국을 오가며 직접 들여온 것이라고 한다.

6개밖에 되지 않는 테이블 중 하나를 골라 낮 시간의 한가로움을 즐기고 있노라면, 메뉴판을 가져다주는데 400여 가지의 차 이름으로 가득한 메뉴판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메뉴는 홍차가 주를 이루는데 중국 차, 우리나라 녹차, 일본 녹차도 있다.

낯선 차를 맛보는 즐거움이 이곳의 매력이니, 마음 가는 대로 주문해 즐기는 게 좋을 듯하다. 매니저에게 자신의 취향을 말하고 차를 추천받을 수도 있다.

또 하나 이곳에서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은 가게에서 직접 만들어 파는 치즈케이크를 맛보는 일이다. 투박해 보이는 치즈케이크를 포크로 조금 잘라 입안에 넣으면 조금 뻑뻑하다 싶은 느낌이 드는데,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5시간 걸려 만든다는 치즈케이크는 하루에 한 판, 오직 8조각만 팔기 때문에 밤에 가게를 찾으면 구경도 어렵다.

◆추가정보=건너편에 같은 이름으로 분점을 열었다. 본점이 다락방 같은 곳이라면 분점은 넓고, 깔끔한 거실을 닮았다. 본점과 달리 대중적인 메뉴도 선보인다. 가격도 조금 차이가 있다. 이화여대 정문 왼쪽 첫 번째 골목으로 들어가 다시 우회전. (02)364-4196.

덧붙이는 글 : 안타깝게도 최초의 홍차 전문점 '티앙팡'은 사라지고 없다. 이대 분점이 본점이 되고 대학로에 분점이 문을 열었다고 한다. 사업이 잘 되는 모양이다. 주인으로서는 기쁜 일이겠지만 이용하는 입장에서는 다락방이 사라진데 대한 아쉬움만 있을 뿐이다.
가끔, 이상하게도 정말 좋은 곳이라고 믿고 있던 가게들이 문을 닫는다. 손님과 주인이 마주보는 작은 가게에서 좋은 음식을 내 놓자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까닭일까? 사진조차 못찍게 했던 (취재차 들렀다 몇장 찍어 둔 사진은 빼고) 2층 가게가 사라졌으니, 이제 머릿속에서나 추억할 수 있는 장소가 돼 버렸다.  갈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렸기에 그 곳에서의 차 한잔, 치즈케이크 한 조각이 더욱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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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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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하연 2006/09/08 11:35  댓글주소  댓글쓰기 수정/삭제

    그렇군요. 겨울에 새로 낸 분점은 가봤었는데..
    본점을 닫았을 줄이야.
    메뉴도 많이 줄고 왠지 라리같은 느낌이던데. 아쉽네요.
    나름 정말 운치있고 좋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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